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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김용환, 남성 주심이면 밀쳤을까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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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김용환, 남성 주심이면 밀쳤을까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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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135년의 역사를 지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여성 주심이 처음 등장한 건 불과 4개월 전이다. 지난해 12월 23일 풀럼과 번리와의 2023~2024 EPL 18라운드에서 리베카 웰치(41·잉글랜드)가 주인공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챔피언십)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첫 여성 주심도 웰치였다. 지난해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풀럼에서 EPL 첫 대기심을 맡았고 마침내 주심으로 데뷔했다. 웰치는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에서도 심판을 맡는다.

빈센트 콤파니 번리 감독은 당시 "확실한 이정표"라며 “우린 가능한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심판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웰치는 2024 파리 올림픽 축구 경기에서도 심판을 맡는다.

레베카
레베카 웰치 심판. [사진=AP/연합뉴스]

여성 심판들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11년 1월 EPL 리버풀과 울버햄튼전에서 당시 스카이스포츠 해설자였던 앤디 그레이와 리차드 키스가 여성 심판 비하 발언을 했다. 키스가 “누군가가 내려가서 저 여자에게 오프사이드를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자 그레이는 “아마 여자 심판들은 오프사이드 규칙을 모를 것”이라고 했다. 뒤늦게 이 발언이 테이프로 공개되자 키스는 사임하고 그레이는 해고됐다.

프로축구 K리그2 전남드래곤즈 수비수 김용환(31)이 지난 14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K리그2 7라운드 경기에서 안산 노경호와 신경전을 벌이다 이를 제지하려던 주심을 강하게 밀쳐 논란이 됐다.

이날 경기 주심인 박세진 심판은 노경호에게 다가오던 김용환을 향해 양손을 들어 다가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김용환은 박세진 주심을 강하게 밀쳤고 박세진 주심은 그대로 밀리면서 왼팔이 노경호의 얼굴에 부딪히기까지 했다.

김용환(맨 왼쪽)이 14일 안산전에서 박세진 심판을 밀치면서 노경호에게 다가가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갈무리]

영진전문대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마친 박세진 심판은 2009년 3급 심판 자격증을 땄고 2019년에는 국제심판에 임명됐다. K리그2에서 휘슬을 불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이날 경기에서 김용환은 옐로카드 1장을 받았다. 이날 중계를 본 축구팬들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주심이 남성이 밀쳤겠느냐”는 의견이 상당했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김용환에 14일 활동 정지 조처를 했다. 22일에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김용환에게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김용환은 당시 경기를 마치고 상대 선수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박세진 심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세진 심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따르면 올 시즌 K리그1~4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총 124명이다. 이중 여성 심판은 5명. K리그2의 박세진, 오현정 주심과 김경민 부심, K리그3의 김유정 주심, K리그4의 윤은희 부심이다.

여성이 K리그에서 처음 주심을 맡은 건 1997년 국내 최초로 여자축구 국제심판 자격증을 딴 임은주 심판이다. 그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여자프로심판 자격증을 땄다. 임은주 이후 K리그에서 여성 주심을 보는 건 쉬워졌을까? 지난해 K리그2에서 박세진, 오현정 심판이 주심으로 투입됐는데, 임은주 심판 이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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