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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잡은' 전지현 '칼 빼든' 전도연 김고은...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3파전 [기획]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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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잡은' 전지현 '칼 빼든' 전도연 김고은...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3파전 [기획]③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7.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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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7~8월에 쏟아져 나오는 올해 한국영화 화제작은 ‘암살’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이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해적 여두목 역 손예진 정도를 제외하곤 여주인공이 아예 없거나 남성 캐릭터의 보완재로 기능했던 지난해 여름 시즌과 달리 올해는 여배우들의 스크린 위 활약상이 깊고도 넓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세대별 여배우 전도연(42), 전지현(34), 김고은(24)이 그런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여성 캐릭터의 역사를 새로 쓰며 영화마다 강렬한 변신을 해온 전도연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은교’로 강렬한 데뷔를 한 이후 ‘몬스터’ ‘차이나타운’으로 주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온 20대 블루칩 김고은에겐 첫 사극이다.

전도연(사진 위)과 김고은(아래)이 무협사극 '협녀, 칼의 기억'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무협사극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은 민란이 끊이지 않던 고려 무신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배신과 복수의 대서사 드라마다. 혼돈의 고려 말, 천민으로 태어나 왕의 자리를 탐해 연인을 버렸던 야심가 유백(이병헌)과 협녀 월소(전도연), 월소와 꼭 닮은 여검객 홍이(김고은)의 엇갈린 운명을 다룬다.

두 여성 캐릭터는 그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대의와 복수에 투신한다. 월소는 유백과 의형제로 같은 꿈을 품었으나 권력을 좇는 유백의 배신 이후 18년 만에 재회, 끝까지 대의를 지키려 한다. 홍이는 월소의 제자이자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다. 복수의 칼끝을 겨누는 인물이기도 하다.

전도연은 대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유백을 향한 증오로 평생을 고뇌 속에 사는 월소 역을 맡아 눈을 깜빡이지 않아야 하는 맹인 검객 연기에 액션과 감정을 담아냈다. 예고편에서 공중을 날아다니는 전도연의 액션은 우아하며 매섭다. 김고은은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일생을 살아가는 홍이로 분해 고난도 검술과 액션, 와이어를 대역 없이 소화했다.

물결치는 갈대밭에서 전도연과 김고은이 대치하며 벌이는 리듬감 넘치는 검술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두 여배우는 총이 아닌 칼을 든 채 역동적인 면뿐만 아니라 동양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잘 구현했다는 평이다. 8월 개봉.

전지현이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에서 독립군 저격수 안윤옥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천만 영화 ‘도둑들’(2012)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명실상부 ‘아시아 여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전지현은 독립군 저격수 안윤옥으로 변신한다. '암살'(감독 최동훈)은 일제 강점기인 1933년 중국 상하이와 조선 경성을 배경으로 암살 작전을 위해 모인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리고 청부살인업자까지, 조국도 이름도 용서도 없는 이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전지현은 저격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기본 액션 훈련과정은 물론, 5kg에 달하는 모신나강 총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연습을 거듭했으며 무거운 총을 든 채로 전력 질주하고 넘어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발휘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를 싹둑 자르고 단발로 탈바꿈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그만큼 '암살'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의 매력적인 도둑 예니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허세 가득한 톱스타 천송이를 물 만난 고기처럼 한없이 가볍고도 통통 튀는 연기술로 소화, 언론 및 대중의 관심을 다시금 자신에게로 돌렸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캐릭터를 발군의 감각으로 빚어내온 전지현이 '조국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묵직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낼 지가 눈여겨볼 포인트다. 전지현에게 있어 '성공한 상업 연기자'와 '생명력 긴 연기파 배우'라는 경계에 선 작품이 '암살'이기 때문이다. 8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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