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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나이'로 거듭난 임찬규, 벼랑 끝 LG 구했다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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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나이'로 거듭난 임찬규, 벼랑 끝 LG 구했다 [플레이오프]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0.18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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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다웠다. 임찬규(32)가 위기의 LG(엘지) 트윈스를 구했다.

임찬규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쏠(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홈 3차전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앞서 LG는 PO 대구 원정 1,2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줬다. 선발 투수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1차전 최원태가 3이닝 5실점, 2차전 손주영이 4⅓이닝 4실점 3자책으로 흔들렸다. 둘 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해 불펜에 부담을 안겼다.

[잠실=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임찬규가 17일 플레이오프 선발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5전 3승제에서 벼랑 끝에 몰린 LG는 3차전 선발로 임찬규를 낙점했다. 준PO 2경기 2승 평균자책점(ERA) 1.59로 호투한 에이스로 LG의 준PO 3승 중 2승을 책임지며 MVP를 거머쥔 터였다. 

11일 이후 6일 만에 등판한 임찬규는 준PO에서 보여준 절정의 경기력을 이어갔다. 3회초 2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2경기 8홈런을 폭발했던 삼성 타선이 임찬규를 상대로는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백미는 4회초 2사 1,3루 강민호 타석. 임찬규는 2사 1루에서 박병호에게 안타를 내줘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자 과감한 구종 선택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잠실=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임찬규가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하고 있다.

패스트볼 제구가 흔들리던 임찬규는 무려 5연속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강민호는 2회 첫 타석에서 임찬규의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 투수 땅볼에 그쳤는데, 이번엔 하단 보더라인에 걸치는 커브와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아웃카운트 4개를 추가한 임찬규는 LG가 1-0 앞선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바통을 넘기고 내려왔다. 1루 LG 응원석은 뜨거운 함성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날 임찬규는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다채롭게 구사, 투구수 84개로 사자군단 타자들을 공략했다. 대구에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던 삼성은 잠실로 넘어온 뒤 임찬규와 에르난데스, 2명에게 꽁꽁 묶여 침묵했다.

[잠실=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임찬규는 플레이오프 3차전 무실점 맹활약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임찬규의 호투로 LG는 시리즈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로 완벽하게 제 역할을 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포스트시즌(PS) 들어 한 단계 성장했다. 2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피칭 디자인, 경기 운영 등 확고한 루틴이 생겼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며 찬사를 보냈다. 

임찬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는데 한 점 차 경기에서 이겼다. 정규리그처럼 침착하게 하려고 했던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 TV로 보던 경기를 직접 나가서 승리한 게 뿌듯하다”며 기뻐했다.

임찬규는 가을야구 3경기 3승으로 LG 투수 중 단일 시즌 PS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1998년 최향남(5경기 3승 1패), 2002년 이동현(10경기 3승 2홀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추가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단독 1위도 가능하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 선발은 손주영이다.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 (임)찬규도 나갈 수 있다”며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찬규는 “엔스가 4차전에 분명 잘 해줄 것”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나가라면 나가'라는 마인드다. 5차전까지 가면 승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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