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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유영찬 홍창기 신민재, 한일전 빛낸 '국대 트윈스'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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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유영찬 홍창기 신민재, 한일전 빛낸 '국대 트윈스' [프리미어12]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1.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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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LG(엘지) 트윈스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 28인 명단에서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무려 6명으로 올시즌 통합우승팀 KIA(기아) 타이거즈(5명)보다 많다.

포수 박동원, 내야수 신민재와 문보경, 외야수 홍창기, 선발투수 임찬규, 마무리 유영찬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LG 출신이 포진했다. 류중일호의 경기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 다음날 등판이 유력한 임찬규를 제외한 전원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3차전 한일전에 출격했다. 비록 경기는 3-6 역전패로 끝났으나 LG 출신 국가대표는 모두가 빠짐없이 맹활약하면서 한 수 위 전력의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양상을 전개했다. '국대 트윈스'라는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박동원이 한일전 4회초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빛난 건 안방마님 박동원이었다. 7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동원은 한국이 1-2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커리어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했다. 볼카운트 2-1에서 일본 선발투수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의 4구째 커터를 받아 쳐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작렬했다.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동원은 한일전에서 국제대회 첫 홈런을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상대 투수인 다카하시가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ERA) 1.38로 해당 부문 리그 1위, 143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에 불과해 더욱 감탄을 자아냈다. 2년 연속 잠실 20홈런을 터트린 펀치력을 입증했다.

유영찬이 프리미어12에 출전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운드에서는 유영찬이 빛났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유영찬은 흔들리던 최승용(1⅔이닝 2실점)을 대신해 2회부터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2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이날 출전했던 한국 투수 8명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유영찬은 7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38개)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 37개를 기록하며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그 사이 대표팀은 4회와 5회 1점씩 추가해 3-2 역전에 성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유영찬이 정말 잘 던졌다. 마무리 투수인데 타자를 10명이나 상대했고, 공도 많이 던졌다.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창기(가운데)가 2회초 선취점을 뽑아낸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른 LG 출신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1번 좌익수로 나선 홍창기는 경기 초반 2안타 1타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카하시의 시속 156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적시타를 생산하는 정교함을 뽐냈다.

2번 2루수로 출전한 신민재는 2-2로 팽팽한 5회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변화구를 툭 건드려 안타를 만드는 배트 컨트롤과 견제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3루 도루로 일본의 두 번째 투수 스미다 치히로(세이부 라이온스)를 흔들었고, 윤동희의 1타점 2루타로 역전 득점도 했다. 4번 1루수로 배치된 문보경도 안타 하나를 생산했다.

신민재가 5회초 안타로 출루한 뒤 아파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조 1승 2패로 슈퍼라운드(4강) 진출은 어려워졌지만, 대표팀은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 박동원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려고 했다. 더 추격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도 "일본, 대만이라고 남은 경기 다 이기리라는 보장은 없다. 야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유영찬은 “욕심 안 부리고 자신감 있게 던졌다. 결과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이기고 싶은 건 한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창기 또한 "선수들이 정말 잘한 경기인데 아쉽다"며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두 경기 잘해서 다 이겨놓고 봐야 한다. 경기 후 선수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대 트윈스의 기운을 받을 다음 주자는 임찬규다. 대표팀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앞두고 임찬규를 선발로 예고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의 어깨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그는 이제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을 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류중일 감독은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는 모른다. 도미니카공화국과 호주를 꼭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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