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지난 6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서울 SK 나이츠의 2024~2025 KCC 프로농구(KBL) 2라운드. 당시 7연승을 내달리던 SK가 71-67로 앞선 4쿼터 종료 29.6초 전 문제의 장면이 발생했다.
SK 가드 김선형이 하프라인 부근서 정관장 가드 박지훈에게 스틸을 허용했다. 그대로 진행되면 2점 차로 따라붙는 상황. 심판이 휘슬을 불고 김선형의 백코트 바이얼레이션 여부 비디오 판독을 시행했다. 이후 백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정관장은 속공 기회를 놓쳤다. 최종 결과는 69-73 패.
두 팀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7일) KBL 경기본부는 "경기 영상 분석 결과, 심판의 운영이 미숙했고 판단에 착오가 분명한 것을 확인했다"며 "심판에게 과오에 맞는 자체 징계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또한 전 심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집중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농구를 사랑하는 팬분들과 정관장에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판정 오류’가 인정됐지만 정관장에겐 상처가 컸다. 더군다나 정관장은 최근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김상식 감독이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워 A매치 휴식기 이후 최승태 코치가 대신 지휘봉을 잡고 있다.
최승태 코치 체제에서 정관장은 지난달 29일 부산 KCC 이지스전에서 85-79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SK전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해 김상식 감독의 공백을 실감했다. 그사이 7일 기준 창원 LG(엘지) 세이커스와 공동 7위까지 밀려났고, 설상가상으로 다음 상대는 4연승을 내달리던 2위 울산 현대모비스 원정이었다.
극과 극의 분위기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예상과 달리 정관장의 대승으로 끝났다. 정관장은 8일 울산 동천체육관 원정에서 95-71로 크게 이겼다. 박지훈(18점 10어시스트), 센터 캐디 라렌(아이티·16점 18리바운드), 가드 최성원(15점), 센터 이종현(11점)이 고르게 두 자릿수 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승리로 정관장은 연패 탈출과 함께 원주 DB 프로미와 나란히 공동 6위(6승 9패)에 올라섰다. 그러면서 각종 개인 기록도 추가했다. 김상식 감독의 통산 100승과 박지훈의 통산 1000어시스트가 한 경기에서 동시에 나왔다.
김상식 감독은 KBL 역대 22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개막 전까지 94승을 기록한 김 감독은 올 시즌 6승을 추가해 금자탑을 쌓았다. KBL 규정상 감독대행 체제가 아니면 코치가 지도한 경우도 감독의 승리로 인정된다. 그 결과 빠르게 10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박지훈은 개인 통산 1000어시스트를 작성했다. SK전 ‘판정 오류’에 속공 2점 기회를 놓친 박지훈은 현대모비스를 만나 시즌 첫 두 자릿수 도움으로 아쉬움을 털어냈다. 라렌과 나란히 더블더블을 달성해 연패 탈출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정관장은 올 시즌 개막 전까지 서울 삼성 썬더스와 함께 하위권으로 꼽힌 팀이었다. 지지난 시즌 통합 우승 후 포워드 오세근(SK), 문성곤(수원 KT 소닉붐), 양희종(은퇴) 등 주축들이 대거 팀을 떠나 지난 시즌 9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듯했으나 감독 부재라는 최대 변수를 극복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희망을 키웠다. 특히 지난달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가드 변준형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해 점차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관장은 김상식 감독이 돌아오는 대로 중상위권 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전 수훈선수로 방송사 인터뷰에 응한 최성원은 “3연패를 끊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감독님이 다음 경기부터 나오신다. 100승 축하드리고 빨리 나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11일 오후 7시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여 2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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