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두 신인이 있다. 지난달 15일 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졸 출신으로 나란히 1,2순위 지명을 받은 기대주. 고교생이 1,2순위를 휩쓴 건 1998년 드래프트가 시작된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변을 연출한 두 주인공은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극명하게 엇갈리는 초반 성적표로 재차 눈길을 끌고 있다. 1순위 A보다 2순위 B가 훨씬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신인선수상 대결에서 성큼 치고 나갔다.
A : 4경기 평균 5분 39초 3.0점 0.8리바운드
B : 4경기 평균 24분 55초 9.0점 5.3리바운드
A는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가드 박정웅(18)이다. B는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포워드 이근준. 둘은 A매치 휴식기 이후 프로 무대에 데뷔했으나 팀 사정상 이근준이 훨씬 많은 기회를 보장받고 있다.
골밑이 열악한 소노는 이근준을 즉시 전력으로 활용 중이다. 그는 8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데뷔 후 4경기 만에 30분(30분 39초) 이상 코트 위에 머물렀다.
반면, 박정웅은 12인 로스터에는 있지만 주전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다. 지난달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국가대표 가드 변준형을 필두로 박지훈, 배병준, 최성원 등 쟁쟁한 선배들이 많기 때문. 박정웅은 11일 서울 삼성 썬더스전에서 1분 44초 출전에 그쳤다.
박정웅의 적은 출전 시간에 대해 정관장 팬덤 내에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지난 11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경기력은 무난하지만 신인인 만큼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
김상식 감독은 “처음 들어가서 스트레스받고 밀리면 위축될 수 있다. 코치진에게 상황 봐서 투입하라고 계속 이야기한다”며 “출전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아울러 김상식 감독은 최근 박정웅을 비롯한 후보들의 출전 기회 확보를 위해 “KBL 경기 없는 날 후보 위주로 연습 경기를 다닌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벤치에 있으면 경기 중에 계속 서 있어야 한다. 선수는 역시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연습 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2주 전부터 연습 경기를 시행하고 있다. 대학팀이나 D리그(2군)팀이 대상이다. 박정웅도 연습 경기를 통해 정관장의 팀 스타일에 조금씩 녹아들기 시작했다. 김상식 감독은 “어차피 경기 끝난 다음 날 (주전급은) 휴식을 주고, 그 외 인원은 운동해야 한다. 선수들도 경기를 뛰니까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 박정웅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종료 직전 3점슛을 성공해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드와 포워드를 오갈 수 있는 박정웅은 프로 무대 적응을 마치면 무서운 멀티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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