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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피해자→학폭 가해자, 소노 김민욱 '시끌'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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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피해자→학폭 가해자, 소노 김민욱 '시끌' [프로농구]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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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뀌었다. 한 달 전 김승기 감독을 보낸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가 이번엔 센터 김민욱(34)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소노 측은 10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구단 이미지를 실추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김민욱은 아직 계약 해지 합의서에 서명하지는 않았다.

김민욱이 6일 수원 KT 소닉붐과 경기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앞서 지난달 22일 소노는 김승기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10일 서울 SK 나이츠 원정 경기 중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김민욱을 질책하다 수건을 던져 물의를 빚었다. 

김민욱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고 2주 가량 팀을 떠났다. 그는 김태술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24일 전후로 팀에 돌아왔다. 폭행 가해자였던 김승기 감독은 지난달 29일 프로농구(KBL) 재정위원회를 통해 2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은 22일에 올라온 한 커뮤니티 게시글이 뒤늦게 화제가 돼 재점화됐다. 22일은 김승기 감독의 자진 사퇴가 보도된 날이다. A는 "스포츠 뉴스에서 김승기 감독과 김민욱의 기사를 읽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차올랐다"며 자신의 대학 시절을 회상했다.

김민욱이 3점슛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A는 대학 시절 선배인 김민욱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고 주장하면서 4가지 만행을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뒷짐 진 채 머리를 바닥에 대는 ‘원산폭격’을 “(김민욱 지시로) 한 달에 20일 이상 했다”며 "대학 시절에 머리를 너무 많이 박아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가 발생했다. 왼쪽 팔과 다리에 저림 증상이 있어 매달 한 번씩 신경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는 "수건 폭행을 당했다는 김민욱이 과거 본인이 저지른 중대한 일들도 폭력이라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본인의 권리를 찾기 전에 본인의 행동에도 책임을 질 것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A는 스포츠윤리센터와 KBL 클린바스켓볼 센터에 이 내용을 신고했다. KBL은 규정을 검토한 끝에 “프로 입성 전의 사건을 따져볼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별도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스포츠윤리센터 측은 9일 “김민욱 관련 학교 폭력 신고가 들어와 조사관을 배정했다”고 알렸다.

김민욱.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A와 김민욱은 9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A는 동아일보와 만나 포털에 제보한 글을 상세하게 언급했고 원산폭격 후유증으로 프로에서 일찍 은퇴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A는 "(김민욱이 졸업했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라 짧고 굵게 말했다.

반면, 김민욱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교 폭력 의혹 중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했다. 특히 원산폭격에 대해 "대학교 2학년 시절 후배를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때렸다. 하지만 기절할 정도로 때린 적은 없다”며 “후배 부모님께 사죄드려 용서받았다. 감독님께서 사건이 재발하면 운동을 그만두는 각서를 쓰라고 하셔서 깊이 반성하며 썼다"고 언급했다.

소노 측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민욱을 10일부터 선수단 훈련에서 제외했다. 김민욱은 오전 김태술 감독과 면담을 가졌고, 오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소노 관계자는 "아직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김민욱이 구단과 상의 없이 한 인터뷰를 통해 의혹의 사실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함께 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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