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퍼스트레이디'를 향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지난 16일 기준 3만8283명의 관객을 모았다. 4만 관객 달성이 확정된 상황이다.
'퍼스트레이디'는 고가의 디올 백 수수,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건희 여사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디올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7시간 넘게 통화한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김건희 일가와 10년 넘게 소송을 벌여왔던 정택 회장 등이 출연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전에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학력과 경력 위조,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천공을 비롯한 무속인들과의 연루설도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측은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영부인이 권력을 사유화하여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며 "아울러 대선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김건희의 약속이 위선적이라는 사실을 함께 밝힌다"고 설명했다.
'퍼스트레이디'는 앞서 극장 스크린 확보와 배급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올해 4월 일찍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지만 영화 배급사와 극장가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면서 연내 개봉 여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난 2022년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을 상영한 배급사와 극장들이 세무조사, 검찰 수사 등의 압박을 받았기 때문. 설상가상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텀블벅은 영화 개봉 준비 비용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제안을 거부했다.
제작사 오늘픽처스의 김훈태 대표는 당시 "다큐멘터리가 소외된 장르이기 때문에 배급이 수월치 않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정치적으로 위험해 권력의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수소문 끝에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퍼스트레이디'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봉에 만전을 기했다. 개봉 당일(12일) 스크린 수는 고작 54개. 하지만 전체 박스오피스 성적은 단숨이 톱10에 안착, 8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5일은 관객 1만2540명을 동원하며 순위가 5위까지 치솟았다. 단 100개의 스크린으로 송강호 주연의 '1승'(505개), 송승헌-조여정 주연의 '히든페이스'(488개)를 제쳤다.
16일 기준 '퍼스트레이디'의 스크린 수는 91개에 불과했다. 재개봉한 영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2007)의 98개, '극장판 주술회전 0'(2022)의 181개보다 적은 수다. 그럼에도 박스오피스 톱10을 유지하며 관객의 폭발적인 관심을 확인케 했다. 영화는 탄핵심판일에 다다르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 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탄핵을 소추한 국회와 윤석열 대통령 측 주장과 증거, 쟁점 등을 정리한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다.
김훈태 대표는 "우리가 무관심할 때 권력에 기생하는 괴물은 탄생하고 우리의 평온한 삶을 위협한다"며 "정치적 무관심층과 중도층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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