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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7패가 15승3패를? GS칼텍스, 어떻게 흥국 잡았나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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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7패가 15승3패를? GS칼텍스, 어떻게 흥국 잡았나 [프로배구]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1.07 2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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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글 신희재·사진 손힘찬 기자] 1승 17패.

서울 GS칼텍스 KIXX는 올 시즌 전반기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라운드 4번째 경기에서 광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를 이긴 뒤 14연패,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썼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렁 속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어디부터 손봐야 할지 막막하다. 팀이 너무 망가진 것 같다"며 좌절할 정도였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개막 전후로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권민지~유서연, 미들블로커 최가은, 세터 안혜진 등이 돌아가면서 다쳤다. 지난해 11월 28일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쿠바),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파니 와일러(호주)가 동시에 쓰러져 속앓이했다. 

GS칼텍스 선수단이 득점 성공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친 GS칼텍스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대이변을 연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7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선두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19 25-18 22-25 21-25 15-13)로 승리, 기나긴 1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전반기 15승 3패로 선두에 오른 흥국생명을 잡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주포 실바의 존재감이 빛났다. 1~4세트 모두 공격점유율 40%를 넘기면서도 매 세트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졌다. 승부처인 5세트에서도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8점을 추가, 홀로 무려 51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전반기 흥국생명과 세 차례 맞대결에서 평균 13.7점에 그친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수비에서도 GS칼텍스가 한 수 위였다. 블로킹 10-9, 디그 85-65로 흥국생명 상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5세트 12-12에서 미들블로커 오세연이 블로킹 1개 포함 결정적인 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오세연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로킹(5개)으로 네트 위를 지배했다. 철저한 분석으로 확 달라진 GS칼텍스의 경기력에 장충을 찾은 관중 2838명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영택 감독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많은 훈련량이 대이변의 비결로 꼽혔다. GS칼텍스는 지난달 28일 흥국생명전 0-3 셧아웃 패배 후 9일의 휴식기 동안 절치부심했다. 경기 전 이영택 감독은 “전반기 부상자가 빠지고 복귀하는 게 반복돼 훈련량이 많이 부족했다. 짧은 휴식기였지만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따라왔다”며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연패만 탈출하면 앞으로는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이영택 감독은 “휴식기에 시즌 중 할 수 있는 훈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진했다”며 “선수들이 불만 없이 잘 따라왔다. 새해 첫 경기에서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보였다”고 총평했다.

특히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GS칼텍스는 전반기 신장 195cm의 아웃사이드 히터 와일러가 있을 땐 사이드 블로킹에서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를 앞두고 아시아쿼터 교체를 단행하면서 수비 위치 선정에 신경을 기울였다. 또한 레전드 세터인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에게 세터 김지원의 2박3일 특훈을 부탁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GS칼텍스 선수단이 경기 후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3,4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리버스 스윕 위기에 처했을 땐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영택 감독은 “선수들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계속 잘하고 있다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많아 승부처에서 무너질 때가 있었는데, 힘든 훈련을 잘 이겨냈기 때문에 나부터도 불안해하지 않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2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챙긴 GS칼텍스는 후반기 재도약을 준비한다. 이영택 감독은 “목표를 말할 상황은 아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2승이라 자만할 선수단은 아니”라며 “오늘처럼 잘 준비해서 승리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 리그 선두를 잡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코트에서 절실하게 최선을 다하게끔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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